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다음 날 피곤한 것은 물론 단 음식이 유난히 당기거나 식욕이 커지는 경험을 하는 사람이 많다. 단순히 피곤해서 그렇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수면 부족은 인슐린 기능을 떨어뜨리고 혈당 조절 능력을 약화시켜 당뇨병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식사와 운동만큼 충분한 수면도 혈당 관리에서 중요한 생활습관으로 꼽힌다.

우리 몸은 잠을 자는 동안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호르몬을 조절하고 손상된 조직을 회복한다. 이 과정에서 인슐린을 비롯한 여러 대사 호르몬도 정상적인 리듬을 유지한다. 수면이 부족하면 이러한 균형이 무너지면서 혈당 조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액 속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이동시켜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잠이 부족하면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를 인슐린 감수성 감소 또는 인슐린 저항성 증가라고 한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는 하루 5~6시간 이하의 수면이 반복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고 혈당 조절 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수면 부족은 식욕에도 영향을 미친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은 감소하고 식욕을 증가시키는 그렐린은 증가할 수 있다. 그 결과 평소보다 더 많은 음식을 먹거나 달콤한 음식과 빵, 면류 같은 고탄수화물 음식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도 함께 증가한다. 코르티솔은 혈당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으로, 만성적으로 높게 유지되면 인슐린 기능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가 함께 지속될수록 혈당 관리가 어려워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늦은 시간까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습관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강한 빛은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해 잠들기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인슐린 기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수면무호흡증도 혈당 관리에서 중요한 질환이다. 잠을 자는 동안 반복적으로 호흡이 멈추면 몸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산소 부족 상태를 반복하게 된다. 비만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당뇨병 위험 증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당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좋다. 주말이라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을 반복하면 생체리듬이 깨져 혈당 조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저녁 늦게 과식하거나 음주를 하는 것도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술은 잠이 빨리 오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깊은 수면을 방해해 오히려 회복을 어렵게 만든다. 늦은 야식 역시 혈당과 소화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혈당을 낮추기 위해 식단과 운동만 강조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면이 부족하면 그 효과도 충분히 나타나기 어렵다. 건강한 혈당은 하루 24시간의 생활습관이 함께 만들어 내는 결과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수면은 혈당 관리에서 운동과 식사만큼 중요한 치료라고 설명한다. 충분한 숙면은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돕고 식욕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루 7~8시간 정도의 규칙적인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꾸준한 운동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 혈당과 인슐린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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