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과 온라인 쇼핑몰, 마트 건강식품 코너에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즐비하다. 장 건강에 좋다는 광고를 보고 한 통 사 먹어 볼까 고민하는 중장년층도 많다.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는 먹기만 하면 누구에게나 효과가 있는 만능 제품이 아니다. 어떤 균을 어떤 목적으로 먹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고, 근거가 충분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섞여 있다. 의료계는 광고만 보고 선택하기보다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과 한계를 알고 먹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세계보건기구 등이 정의하는 바에 따라 적당량을 먹었을 때 건강에 이로운 효과를 주는 살아 있는 미생물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락토바실러스와 비피도박테리움 같은 유산균이 쓰이며, 일부 효모 종류도 포함된다. 이런 균이 장에 도달해 장내 환경을 돕는다는 것이 기본 아이디어다. 다만 모든 유산균이 프로바이오틱스인 것은 아니며, 효과가 과학적으로 확인된 균주여야 프로바이오틱스라고 부를 수 있다.
가장 기억해야 할 점은 효과가 균주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락토바실러스라도 종류와 균주 번호에 따라 작용이 다르고, 한 균주에서 확인된 효과를 다른 균주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그래서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를 이야기할 때는 제품에 들어 있는 정확한 균주와 용도를 함께 봐야 한다. 유산균 제품이라고 해서 다 같은 효과를 낸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비교적 근거가 있는 상황은 몇 가지가 있다. 항생제를 복용할 때 생기는 설사를 예방하거나 줄이는 데 일부 균주가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다. 급성 감염성 설사의 기간을 다소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돼 있다.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치료를 받을 때 일부 부작용을 줄이는 보조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다만 이런 효과도 특정 균주와 용량에서 확인된 것이어서 모든 제품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과민성 장 증후군과 변비, 복부 팽만 같은 증상에 대한 효과는 연구 결과가 엇갈린다. 일부 연구에서는 특정 균주가 증상을 완화했다고 보고했지만, 효과가 크지 않거나 일관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해외 일부 학회의 진료 지침은 증상이 있는 일반 환자에게 프로바이오틱스 사용을 일률적으로 권고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이런 증상으로 먹어 본다면 제한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건강한 사람이 면역력을 높이거나 체중을 줄이거나 피부를 좋게 하려는 목적으로 먹는 경우에는 근거가 더 약하다. 건강한 성인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꾸준히 먹이면 질병이 줄어든다는 확실한 증거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광고에서 말하는 다양한 효능이 모두 입증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프로바이오틱스는 건강기능식품으로 관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기능성은 유산균 증식과 유해균 억제, 배변 활동 원활,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정도다.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한다는 표현은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암이나 당뇨병, 아토피를 고친다는 식의 광고는 허위·과대 광고일 가능성이 높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약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제품을 고를 때는 몇 가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먼저 포장에 균의 속과 종, 균주 번호까지 정확히 표기돼 있는지 본다. 이런 정보가 없으면 어떤 균이 들어 있는지 알기 어렵다. 균수는 보통 CFU 단위로 표시하며 제조 시점이 아니라 유통기한까지 보장되는 함량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보관 방법도 중요하다. 일부 제품은 냉장 보관이 필요하며 열과 습기에 약하므로 설명서를 따라야 한다. 식약처의 기능성 인정을 받은 건강기능식품 표시가 있는지도 살펴본다.
먹는 방법은 제품마다 안내가 다르다. 식사 직후에 먹으라는 제품도 있고 공복에 먹으라는 제품도 있어 설명서를 따르는 것이 기본이다. 항생제와 함께 먹는다면 보통 약을 먹는 시간과 일정 간격을 두라는 안내가 많다. 처음 먹을 때 가스가 차거나 배가 더부룩할 수 있는데 대부분은 일시적이다. 몇 주 꾸준히 먹어도 목적한 증상에 변화가 없다면 계속 먹을 필요가 있는지 재검토하는 것이 좋다.
안전성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건강한 사람이 먹을 때는 대체로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면역 기능이 크게 떨어진 사람이나 중증 질환으로 입원 치료를 받는 사람, 혈관에 관을 삽입하고 있는 사람에서는 드물게 균이 혈액으로 들어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먹기 전에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이미 먹고 있는 약이 있거나 임신 중이라면 의료진에게 물어보는 것이 안전하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부담스럽다면 평소 식사로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요거트와 김치, 된장 같은 발효식품에 유익균이 들어 있고, 채소와 잡곡, 콩 같은 식이섬유 식품은 장내 세균의 먹이가 된다. 제품에 의존하기 전에 식단을 먼저 점검하고, 항생제를 불필요하게 쓰지 않으며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충분히 자는 것이 장 건강의 기본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선택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필수품은 아니다. 먹고 싶다면 어떤 목적으로 어떤 균주를 먹을지 정하고, 효과를 일정 기간 지켜보며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장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혈변, 체중 감소 같은 경고 신호가 있다면 제품을 먹으며 버티지 말고 병원에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 본 글의 저작권은 민주필라테스 광화문에 있습니다.
- 사진출처 : AI 생성 이미지
- 편집인 : 김민주,minjoo.kim@minjoopilat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