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의 공격적 행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가 교육·보육 현장에서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과 TV를 통한 자극적 영상 콘텐츠 노출이 크게 늘어난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며, 감정 조절 능력이 충분히 발달되지 않은 시기에 강한 자극이 반복되면 행동·정서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 영유아 보육기관에서는 폭발적 감정 표현, 또래 간 밀치기·때리기 행동 등 충동적 반응이 증가했다는 보고가 늘고 있다.

영유아 공격성 증가의 배경에는 생활 환경 변화가 자리한다. 맞벌이 가정 확대와 돌봄 시간 감소로 인해 스크린 기기 노출 시간이 늘었고, 아이들은 짧고 빠른 장면 전환과 큰 소리, 강렬한 색감의 콘텐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발달심리 전문가들은 이러한 콘텐츠가 흥분 반응을 촉진해 영유아의 행동 조절 기능을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폭력적 장면이 포함된 영상을 시청할 경우,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기 어려운 영유아 특성상 모방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환경적 요인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실내 위주의 생활이 고착되면서 아이들의 신체 활동량이 급격히 감소했고, 이는 에너지 해소 기회 부족으로 이어졌다. 또한 가정에서의 상호작용 시간이 줄고, 부모의 업무 피로로 인해 즉각적 반응·양육적 언어 지원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늘면서 영유아의 감정 표현 방식이 세분화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보육교사들은 “간단한 갈등 상황에도 울거나 화를 내며 격한 반응을 보이는 아이가 늘었다”고 현장의 변화를 전했다.

이러한 공격적 행동 증가는 또래 관계 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영유아기는 사회적 기술을 학습하는 중요한 시기이지만, 충동적 행동이 반복되면 또래와의 상호작용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회성 발달이 뒤처질 경우 이후 학교생활 적응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으며, 반복된 실패 경험은 자신감 저하와 정서적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부 연구에서는 자극적 콘텐츠에 장시간 노출될수록 문제 행동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결과도 제시됐다.

대책 마련을 위해 전문가들은 스크린 노출 관리와 가정 내 상호작용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먼저, 영유아의 영상 시청 시간을 하루 1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폭력성·과도한 자극 요소가 포함된 콘텐츠는 차단해야 한다. 대신 자연·동물·감정 표현 중심의 교육적 콘텐츠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정에서는 아이가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놀이를 활용해 자기조절 능력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아동발달 전문가 김현진 교수는 “부모가 감정 이름 붙이기와 공감 반응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면 공격적 행동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보육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교사들은 상황별 감정 조절 교육, 역할놀이 기반의 사회성 프로그램, 신체 활동 시간 확대 등을 통해 아이들의 충동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고위험군 아이에 대해서는 전문 상담 연계를 통해 조기 개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몇몇 지자체는 영유아 발달 지원센터를 통해 행동 관찰·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긍정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영유아 공격성 증가는 단순한 행동 문제가 아니라 발달과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회적 현상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자극적 콘텐츠 노출을 줄이고, 정서·사회성 발달을 촉진하는 돌봄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가정·기관·지역사회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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